더불어 사는 따뜻한 복지도시...만들기
더불어 사는 따뜻한 복지도시
이용교/ 광주사회복지사협회 회장
[광주매일신문] 입력날짜 : 2014. 12.21. 19:11
연말이 되면 세월이 더 빠르게 흐른 듯하다. 세월의 속도는 연령에 따라 빨라진다고 하는데 요즘 그 의미를 실감하고 있다. 17년간 같이 일한 선배가 정년을 맞이하는데 굳이 행사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년까지 일한 것도 행운인데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연말인데도 공동모금 나눔의 손길이 예전만 못하다는 뉴스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2015년은 밝아올 것이다. 세월호의 아픔 등 다사다난 했던 한 해를 성찰하고 새해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를 꿈꾸어야 한다. 세상은 꿈꾸는 대로 다 되지는 않지만, 꿈조차 꾸지 않으면 밝은 내일을 열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지역사회복지계획의 비전으로 ‘더불어 사는 광주, 따뜻한 복지도시 광주’를 구상하고 있다. 2015년부터 광주를 더불어 사는 따뜻한 복지도시로 만들겠다고 꿈꾼다. 이는 ‘시민을 위한 사람존중, 생명도시 광주’를 만들겠다는 윤장현 시장의 꿈과 맥락을 같이 한다.
‘더불어 사는 따뜻한 복지도시- 광주’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다섯 가지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시민이 존중받는 광주형 복지를 만드는 것이다. 전 국민에게 적용되는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중소도시의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주거비가 많이 드는 대도시에서는 밀린 방세를 내기 위해 먹을 것을 줄여야 하고 문화생활을 포기해야 한다. 이에 광주형 복지기준을 마련하고 복지사각지대를 줄여서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 따뜻한 복지의 시작이다.
둘째, 모든 시민이 누리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과거 복지는 보호자가 없거나 있어도 보호할 능력이 없는 고아, 독거노인, 한부모 가족 등을 위한 선별적 복지가 많았다. 하지만 보편적 복지는 무상보육, 의무급식, 기초연금, 각종 사회보험 등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모든 시민에게 영향을 주어 삶의 질을 좌우한다. 시민이 각자 생애주기별로 직면한 출산, 양육, 교육, 일자리, 주거, 건강, 노령 등에 대한 복지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학습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복지는 기본생활이 보장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누구나 생활이 어려울 때에는 기초생활보장, 의료급여, 긴급복지 등을 받을 수 있지만, 세금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세금을 내는 국민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제가 어렵더라도 꿈을 실현하고 이웃에게 보탬이 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일하는 사람의 생활임금을 보장하며,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에 가입하는 시민이 늘어야 복지가 선순환 된다.
넷째, 건강하고 안전한 시민생활을 보장하는 것이다. 과거 복지는 소득을 중심으로 짜였지만, 시민들은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폭력·학대 방지와 피해자 구제를 통해 안전을 확보하고, 건강한 생활을 통해 생명문화를 키우면 ‘자살’생각은 ‘살자’문화로 바뀔 것이다. 따뜻한 복지도시는 시민이 동네에서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 때 실현될 수 있다.
다섯째, 시민친화형 사회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땅에서 장애인과 질병·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시민은 법률에 의해 공적인 보호를 받지만, 모든 시민은 스스로 배우고 익히며, 일을 통해서 사회에 기여하면서 공적인 일에 적극 참여할 때 공동체의 일원이 된다. 복지는 일방적으로 주거나 받는 것이 아니라, 품앗이와 같이 함께 참여하고 누릴 때 완성된다.
2015년은 베이비붐세대의 맏이인 1955년생이 회갑을 맞는 해이다. 이들과 이후 세대들이 노인이 되면 우리는 곧 고령사회를 맞이한다. 생산 연령층은 줄어들고 노년층이 늘어나는 전혀 다른 시대가 열린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는데, 광주시민은 스스로 어떻게 도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