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교의 복지평론

아폴로 눈병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자

밝은얼굴 2002. 9. 5. 21:36
아폴로 눈병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자

이용교
( 복지평론가, ewelfare@hanmail.net )


아폴로 눈병이라고 불리는 '급성출혈성 결막염'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에 따르면 9월 2일 현재 이 눈병에 걸린 학생이 전국 5794개 학교에 28만여명이라고 한다.
이러한 수치는 전국의 1만 188개교 중에서 눈병 환자가 발견된 학교가 57%에 이른 것이
다.(전체 인구중에 학생의 비율을 고려할 때, 100만명 가량이 눈병환자인 셈이다).


아폴로눈병은 미국이 달에 우주선을 쏘았던 1969년에 유행한 급성 전염병으로 가족 중 한
사람만 걸려도 수일내에 온가족에게 퍼질만큼 매우 강력하다. 그런데도 당국의 대책은 거의
무대책이다.


기껏 내놓은 정책이 학교장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서 휴업을 하는 것인데, 이는 사후의
약방문이다. 눈병 환자가 발견된 학교는 5794개교이지만 휴업학교는 141개에 불과하다. 일정
한 수의 학생이 눈병이 걸릴 때까지 휴업을 늦추고 있는데, 눈병의 잠복기가 3~5일이라는
점에서 볼 때 5%가 감염된 시점은 잠복기를 있는 환자를 포함하면 20%가량이 감염된 셈이
다.


또한, 학교를 휴업하고 직장에 병가를 낸다고 해서 눈병이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발
병한 환자는 집에 있더라도 가족에게 급속하게 옮기고, 잠복기에 있는 환자는 다른 사람들
과 꾸준히 접촉하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눈병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국립보건원은 "아폴로 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
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집이나 학교 등 공동시설에 감염자가 있을 경우에는 수건이나
세면대를 같이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는 수준이다. 또한, 기초자치단체에 있는 보건
소도 "아폴로 눈병에 조심합시다!"란 캠페인에 그치고 있다. 눈병이라는 태풍이 몰아치고 있
는 "눈병 조심하세요!"로 해결할 수 있겠는가?


우리 집의 경우 처음 딸이 학교에서 감염된 이후 며칠 후에 아버지인 내가 발병하고, 또
다시 이틀 후에는 아내가 발병했다. 눈병환자와 접촉을 삼가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했지만
잠복기간을 고려할 때 전염을 막기는 어려웠다(4인 가족중에서 그동안 금강산을 다녀온 아
들만 발병하지 않은 상태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눈병 조심하세요!'라는 캠페인만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들
은 안과 병의원으로 몰리고 있다. 수백명의 환자가 같은 진료와 처방을 받기 위해서 3~4시
간씩을 뙤약볕에서 대기하는 것은 뭔가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폴로 눈병에 특단의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
다. 첫째, 모든 보건소와 진료소에서 아폴로 눈병에 대한 약을 무료나 실비로 제공한다. 둘
째, 초진은 안과 병의원에서 하더라도 완치시까지 처방약의 지급은 보건소에서 한다. 셋째,
급성출혈성 결막염을 전염병으로 지정하여 백신 등을 개발하여 예방접종을 한다.


태풍 루사로 고통받는 사람에 비교하여 눈병에 걸린 사람의 고통은 적을 수 있지만, 이
눈병은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특단의 대책을 시급히 세워야 한다. 눈병이 눈덩
이처럼 커진 후에 대책을 세운다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다소 늦
은 감이 있지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폴로 눈병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세우자! (2002
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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