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파병인가?

밝은얼굴 2004. 6. 23. 17:22

  김선일씨가 납치되었다는 소식은 온 국민의 가슴을 졸이게 했고, 어제밤 김씨가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은 온 국민을 침통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살해하는 일은 가장 중대한 범죄이고, 비무장 민간인을 살해하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따라서, 세계 여러 나라들은 비록 전쟁중이라도 민간인을 살해해서는 안된다고 국제협약을 맺고 있는데, 이라크 저항단체는 가나무역의 김선일씨를 "한국군의 철군과 추가 파병 철회를 요구하며" 희생양으로 삼았습니다.

  고 김선일씨는 한국군의 파병 여부와는 전혀 관계없는 민간인임도 불구하고, 이라크 저항단체가 그를 살해한 것은 명백하게 국제법을 위반하는 일이고, 인륜을 저버린 행위입니다.

  이번 사태는 김씨의 가족에게 큰 슬픔을 줄 뿐만 아니라, 온 국민과 지구촌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이 한번에 그치지 않고, 더 큰 불행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9.11사태를 빌미로 미국은 이라크를 침공했고, 이라크의 저항세력들은 게릴라작전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일찍이 베트남전쟁에서 본 바와 같이 미국은 전쟁의 수렁속에 빠져들고, 한국은 동맹국가라는 이유로 파병을 하였으며, 추가파병을 앞두고 있습니다.

  명분도 약하고 실리도 별로 없는 이 전쟁을 조기에 끝내지 않는 한 무고한 민간인의 살해는 계속되고, 파병기간이 연장될수록 희생된 군인의 수도 늘어날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면,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납치된지 수일이 되도록 정부에 보고하지 않은 회사의 탓도 크지만, 추가파병 결정을 발표한 것은 불난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추가 파병이 국익인지, 파병을 철회하는 것이 국익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약소국의 설움만 탓할 것이 아니라, 자주국가의 면모를 일신해야 합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한 것은 미국의 국익을 위한 일이지만, 한국군이 이라크에 파병하는 것은 이라크와 아랍권 국민들에게 적대감을 심어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목숨을 하늘과 같이 섬기는 정부가 되길 기대합니다.(2004년 6월 23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