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아버지가 ‘파킨슨병’이란 진단을 받고 필자가 제일 먼저 읽어본 책이 아카데미아에서 출판된 ‘파킨스병’이다.
이 책은 영국의사협회가 인류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기획/발간한 질환별 의학총서 중의 하나인 ‘ Parkinson's Disease’(Tony Schapira 지음)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이명식 교수가 편역한 것이다.
이 책의 서론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 책은 보다 직설적이고 평이한 설명을 통해 사람들이 파킨슨병을 더 잘 이해하게 할 목적으로 씌여졌다. 이 책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긍정적으로 치료를 받고 생활을 해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그 가족이나 친구, 관심 있는 일반인들이 파킨슨병에 대한 이해를 확대하고 최신 정보를 얻는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이 책은 파킨슨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와 가족이 읽어야 할 책이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스스로 증상을 잘 알고 있기에, 그 증상을 이해하고 치료방법을 찾기 위해서 본인이 파킨슨병에 대해서 좀 더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가족도 파킨슨병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알게 되면 환자를 잘 이해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간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파킨슨병은 흔한 신경계 질환 중의 하나이고, 대부분 60,70 이후에 발생하는데 간혹 젊은 나이에 발병되기도 한다. 이 병의 주요 증상은 뇌의 흑색질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손상됨으로써 발생한다. 파킨슨병에 걸려 흑색질에 있는 세포의 수가 감소하면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농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병의 증상으로는 느린 행동, 경직, 떨림, 자세 불안정 등이다.
파킨슨병의 원인은 유전자들의 변이와, 약물중독을 포함한 환경적 요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뇌 속에서 유리기에 의한 손상과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는 파킨슨병에서 중요하다. 특히 ‘로테논’이라는 제초제는 미토콘드리아 콤플렉스1 억제제인데, 이 때문에 농업 종사자들이 파킨슨병에 더 노출될 수 있다고 한다.
파킨슨병에 대한 치료방법은 흔히 약물치료와 뇌수술이 있는데, 약물치료 중 도파민 작용제는 도파민과 유사한 작용을 하고, ‘레보도파’의 투여는 손실된 도파민을 보충한다.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도파민 작용제를 복용하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레보도파를 투여받는다.
이 책은 134쪽에 불과한 작은 책이지만 서론, 뇌가 기능하는 방식, 파킨슨병의 특징, 이 병의 잠재적 원인, 병의 진단, 약물치료, 수술치료, 병에 대해 흔히 하는 질문들, 환자의 생활, 미래의 전망, 용어해설, 찾아보기로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파킨슨병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봄직하다.
저자는 파킨슨병은 최근 10여 년간 많이 연구되었지만, 아직도 그 발병원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고, 현재 치료방법도 그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며, 질병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파킨슨병 환자들이 용기를 갖고 치료에 참여하고, 가족이 따뜻하게 보살피며, 전문가들이 연구를 계속하면 10년 안에 획기적인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용기를 준다.
파킨슨병은 진행성 질환이기에 완벽한 치료방법이 없는 듯하다. 환자가 도파민 작용제와 같은 약물 복용을 잘 하고,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등에 열심히 참여하며, 보호자와 전문가들이 잘 보살피면 천수를 누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킨슨병은 흔히 우울증이 동반되고 심한 경우에는 치매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우울증과 치매는 별개의 질병이기에 파킨슨병을 치료하면서 우울증에 대한 대책도 함께 세워야 할 것이다. 노인성 우울증은 약물요법과 함께 가족, 친구, 이웃 등과 친밀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운동 등을 통해서 보다 활기차게 살 때 극복될 수 있다. 2011년 5월 14일 작성 lyg29@hanmail.net
Tony Schapira 지음/이명식 편역, 파킨슨병, 아카데미아, 2005. 책값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