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치매가족협회 광주전남지부 이용교 지부장입니다.
광주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치매가족협회에서 주최하는 세계 치매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여 주신 내외빈과, 이 자리에 참석하여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치매의 예방과 관리에 애쓴 공로로 감사패를 받으신 광주광역시 건강복지국(건강정책과)의 국장님과 직원 여러분께 감사와 축하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해주십사 하는 마음을 담아서 여러분, 다시 한번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한국치매가족협회는 매년 세계 치매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치매를 앓고 있는 분을 위로하며, 그 가족에게 용기를 드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말씀은 치매는 '뇌질환'이라는 것입니다. 노인이 되면 누구나 앓은 병이 아니라 일부 노인이 앓을 수도 있는 '뇌의 질환'입니다. 어떤 사람이 감기에 걸리면 감기환자가 되고, 혈압이 높으면 고혈압환자이듯이 치매는 일종의 '뇌의 질환'입니다.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입니다. 감기환자에게는 감기약이 있듯이, 치매에는 약이 있고, 발병원인에 따라서 완치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완치까지는 어렵더라도 증상이 완화되고, 조기에 발견하여 잘 관리하면 증상이 훨씬 덜한 상태로 지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합니다.
간혹 치매에 걸린 환자를 '바보'로 취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로 그렇게 해서는 안됩니다. 고혈압환자는 환자일 뿐이지 바보가 아니듯이, 치매도 환자일 뿐입니다. 치매환자는 최근 기억력이 나빠지는 경향이 있는데, 옛기억은 또렷합니다. 일시적으로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을 뿐 곧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상태가 심해질 수록 깜박 깜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본인도 이러한 상황을 슬퍼하는데, 주변에서 바보취급을 하면 당사자는 얼마나 자존심이 상하겠습니까?
문제는 치매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좀더 상황이 안좋아질 수 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같은 사회적 장치가 있지만, 가족과 보호자의 부담은 더욱 커집니다. 따라서 치매가족협회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지지하고 격려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치매는 예방 가능한 뇌질환이고, 조기에 검진하여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조기 검진과 관리는 당사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가족의 부담을 줄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치매 선별용 한국어판 간이정신상태 검사'라는 것이 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데, 그중 몇가지만 물어보아도 대략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 올해는 몇년도입니까?
- 지금 계절은?
- 벽시계를 보여주면서, 몇시 몇분입니까?
- 볼펜을 보여주면서, 어떤 용도로 쓰는 것입니까?
- 여기가 어디입니까?
- 누구랑 같이 왔습니까?(같이 온 사람은 누구입니까?)
등 몇가지 질문을 하여 '정확히 답변을 못하면'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고, 신속하게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치매를 의심하고 병원을 찾을 정도가 되면 치매가 상당히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당사자가 좀더 일찍 병원을 찾아서 진단을 받기 어려우므로 가족의 협력이 중요하고, 치매 관련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도록 지원해주어야 합니다. 약물 복용만 잘해도 상태는 관리하기 전보다 훨씬 좋아질 수 있습니다.
치매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아직 부족합니다만, 관련 복지제도와 사업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근 치매 문제가 부각되면서 치매관리법이 제정되었으며 장기요양보험, 보건소 치매상담센터 활성화, 치매 조기검진, 치매 치료비 지원, 치매 전문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제공되니 적극 활용하기 바랍니다.
혹 좀더 정보가 필요하면 치매가족협회에 문의하여 주기 바랍니다. 전화를 주시거나 인터넷으로 질문을 하면 친절히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치매의 상태가 심하면 '예방용 팔찌'를 꼭 착용하기 바랍니다. 배회로 인하여 가족을 잃고 찾는 비용과 고통을 생각하면 팔찌 하나의 효력을 매우 중요합니다.
힘이 들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활용하여 등급판정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고하면 가정으로 와서 판정을 해주고 있습니다. 등급을 받으면 가정에서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등을 받을 수 있고, 1급이나 2급을 받으면 시설에 입소도 가능합니다. 등외판정을 받더라도 노인돌봄바우처 등을 저렴하게 받을 수 있으므로 등급판정을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계 치매의 날을 계기로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치매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겠습니다. 많은 학자들은 노인들 중에서 음식을 잘 드시고, 운동을 꾸준히 하며, 친구관계가 좋은 사람들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매우 낮다고 합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시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라는 뜻입니다.
다시 한번 이번 행사에 참가하여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2011년 9월 22일
이용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