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말만큼 가슴 뭉클하게 하는 낱말도 없다.
'사랑'이란 말만큼 가슴 뭉클하게 하는 낱말도 없다. "사랑해"라는 연인간의 고백뿐만 아니라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가족간의 사랑도 움추린 가슴을 펴게 한다.
이런 이유로 방송 프로그램 중에는 '사랑' 혹은 '러브'라는 낱말을 포함한 것이 많다. 그중에서도 매주 토요일 저녁 7시 10분에 시작되는 '사랑의 리퀘스트'는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은 1997년 10월 24일이다. 외환위기로 '나 살기도 바쁜 시절'이었는데 놀랍게도 1회당 평균 1억원이상이 모금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모금액의 대부분이 "따르릉 1000원"이라는 자동응답전화(ARS)로 모여진다는 사실이다. 시청자들이 어려운 이웃의 삶의 이야기와 연예인의 공연을 보면서 건 전화가 매회 10만통이 넘었다는 뜻이다.
사랑의 리퀘스트는 주로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중증장애인 등의 사연이나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이야기라는 조금은 상투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랑의 리퀘스트는 오랫동안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가?
어려운 이웃의 이야기는 시청자에게 '동병상린'의 감정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후원을 자주 한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하지 않은 평범한 시민이라고 한다. 외환위기로 경제상황이 더 어려울 때 후원금이 더 많이 걷혔다는 것은 이웃사랑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사랑의 리퀘스트는 우리 사회에서 후원의 양식을 바꾼 프로그램으로도 유명하다. 이전에는 본인이 직접 후원금을 가지고 방송국에 가거나 통장으로 입금하였는데, 사랑의 리퀘스트는 언제 어디서 누구나 전화 한 통만으로 후원을 할 수 있게 했다. 이후 수재의연금의 모금 등에서도 자동응답전화 모금방식은 보편적으로 활용되었다.
사랑의 리퀘스트는 여러 기관이 서로 협력해서 만든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전국적인 네트웍을 가진 한국복지재단이 주로 사례를 발굴하면 소재선정위원회가 선정한 후에 모아진 후원금을 방송을 탄 사례뿐만 아니라 다른 이웃에게까지 배분한다. 즉, 한국방송공사와 한국복지재단, 모금을 담당하는 한국통신과 정성을 모아준 한국인이 협력해서 사랑의 리퀘스트를 만들고 있다.
사실 어려운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일은 국가의 책임이다. 국민의 생계, 의료, 기초교육은 국가가 보장해야 하지만, 제도의 허점과 예산의 부족으로 복지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꾸준히 생긴다. 정부가 복지정책을 체계적으로 개선해야 하겠지만, 이웃사랑의 실천도 여전히 중요하다.
사랑의 리퀘스트는 보통사람들이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계기를 준다는 점에서 소중한 프로그램이다. 지금 060-700-0600을 누르면, "안녕하십니까? 사랑의 리퀘스트입니다 ..... 후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란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용교의 복지평론 바로가기 http://column.daum.net/welfare
* 이글은 한국방송협회의 청탁을 받아서 쓴 글입니다.
'이용교의 복지평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긴급동의--- 이제는 복지대통령이다!!! (0) | 2003.01.17 |
---|---|
[특별기고] 아내를 애인으로 삼자....... (0) | 2003.01.08 |
꿈은 이루어진다.....2002년을 보내고 2003년을 맞이하며 (0) | 2002.12.31 |
청소년은 정치적 존재이다 (0) | 2002.12.24 |
대통령 선거, 무엇을 보고 어떻게 찍을 것인가? (0) | 2002.12.18 |